아름다워라 예뻐라..

홍콩, 떠나기 전에 알아두면 알짜여행 OK!

아이노래 2006. 12. 18. 21:57
 

 

홍콩, 떠나기 전에 알아두면 알짜여행 OK!


홍콩에 대해 얘기할 때 영토의 크기는 절대로 문제 삼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좁은 나라에는 다양하고 풍부한 볼거리, 먹을 거리, 즐길 거리가 영토가 큰 다른 나라들보다 많기 때문이다. 홍콩을 떠나기에 앞서 미리 체크해야 할 것들을 알아가면서 이 작은 거인국가 여행을 더욱 알차게 만들어본다.

 


 

여행은 준비 단계부터 시작된다

무 비자로 90일 동안 홍콩에 체류할 수 있으며, 그 이상 체류하고 싶으면 중국 대사관에 비자를 발급받은 후 입국해야 한다. 그러나 마카오로 갔다가 홍콩으로 재입국하면 다시 90일 동안 무 비자로 체류할 수 있다.

홍콩섬에는 유명한 호텔들이 들어서 있어 숙박에는 어려움이 없다. 침사추이에는 데단거리, 차임스 거리, 영화의 거리 등과 인접한 곳에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페닌슐라 호텔, 빅토리아 항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인터콘티넬탈 그리고 한인 상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킴벌리 호텔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홍콩섬에는 건물 자체가 하나의 역사인 만다린 오리엔탈호텔과 완차이에 있으며 깨끗함을 자랑하는 그랜드 하얏트 홍콩 등이 있어 여행을 편리하게 이끌어준다.

방문객에게 여러 가지를 서비스하는 인포메이션 센터에는 홍콩여행 가이드 책자들이 비치되어 있어 그곳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여러 문화행사나 교통수단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우리에게 태극권으로 알려진 타이 치 클래스를 체험하고 싶다면 센터에 예약해서 경험하면 된다.

효율적인 이동을 돕는 대중교통

홍콩의 지하철인 MTR(Mass Transit Railway)은 가장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요금은 구간마다 약간씩 다른데, 대략 4HK$에서 26HK$정도다. 역내에서 흡연은 물론 음료와 음식물 섭취가 금지되어 있으며, 이용 방법은 우리나라의 지하철과 비슷하다. 일종의 기차 개념인 KCR(Kowloon-Caton Railway)은 장거리 운행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 침사추이에서 심천까지 40여 분이면 갈 수 있다.

택시는 지역마다 색이 달라 홍콩섬은 빨간색, 신세계지역은 노란색, 란타우 섬은 파란색으로 구분되어 있다. 각 지역의 택시는 그 지역만을 운행하게 되어 있지만 빨간 택시는 모든 지역을 다 운행할 수 있다. 2층 버스는 도시의 거리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관광객에게 인기가 좋다.

가격은 저렴하고, 타는 재미는 남다른 트램은 버스와는 달리 뒤로 타서 앞으로 내리게 되어 있다. 이 교통수단은 이국적인 홍콩 거리를 더욱 이채롭게 만드는 데 한몫 하는데, 빅토리아의 전경을 최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피크까지 올라가는 피크 트램은 100년 전통을 자랑한다.

 

비밀에 둘러싸여 있는 도시 - 홍콩 '구룡반도'

 

누구나 한 가지씩 비밀이 있게 마련이다. 도시라고 그렇지 않으란 법은 없다.

구석구석 찾아다닐 때마다 새로운 곳이 발견되고, 어둠이 내려앉으면 거리거리마다 마법에 걸리는 홍콩의 구룡반도.

오늘밤, 이곳은 그냥 도시가 아니라 비밀의 도시로 다시 태어난다.

구룡반도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홍콩’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풍경이 낯설지 않고 강 같은 느낌을 주는 바다가 있어 홍콩의 전체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사람들로 북적이며 언제나 활기가 넘쳐흐르는 구룡반도. 먼저 바닷가를 따라 산책해본다. 다정하게 밀어를 속삭이며 연인의 거리를 걸었다면 홍콩을 반 이상 보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 나단로드를 중심으로 번화가가 형성되어 있는 침사추이 중심부

 

바다를 보며 사랑을 속삭이다, 연인의 거리(Tsim Sha Tsui Promenade)

높은 빌딩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바다 냄새가 코끝을 살짝 스쳐가는 곳. 이보다 더 좋은 데이트 코스가 있을까. 낭만을 즐기며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훌륭한 곳이 여기에 있다. 연인의 거리를 걷다 주위를 둘러보면 어디에도 시선을 고정하지 못할 만큼 온통 축제 분위기가 넘쳐 흘러 여느 바닷가를 거니는 것과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한때 아시아를 주름 잡았던 홍콩 느와르 영화. 그만큼 홍콩 사람들에게 성룡이나 유덕화는 특별한 존재다. 연인의 거리를 걷다보면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져 밑을 내려다보게 된다. 홍콩의 별들이 그대로 내려와 앉은 듯한 ‘영화의 거리’. 수많은 홍콩 스타들의 핸드 프린팅이 있으니 이 길을 걷는 내내 좋아하는 홍콩 스타들을 찾아보며 잠시 풍경은 잊어도 좋다.

저녁 8시가 되면 이 거리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바로 홍콩의 빅토리아 항을 중심으로 모든 빌딩에서 빛을 뿜어내어 도시 전체를 광열하게 만드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펼쳐지기 때문. 레이저와 불빛, 음악에 맞추어 빌딩들이 소개되고, 빌딩마다 가장 멋지게 보이기 위해 아름다운 색을 연출한다. 문득 어린 시절에 했던 쥐불놀이가 생각난다. 깡통에 구멍을 내서 그 안에 불을 넣고 빙빙 돌리며 놀던 쥐불놀이. 그 불꽃이 밤하늘을 얼마나 아름답게 수놓았던가! 이 공연을 보면서 잠시나마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어 내내 흐뭇해진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다른 방식으로 보고 싶다면 워터투어 크루즈를 타보자. 크루즈를 타면 90분 동안 아름다운 항구와 밤거리를 더 가까이 볼 수 있다. 이곳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백만 달러짜리 야경이라 부른다. 잠자고 있던 홍콩을 깨워주는 연인의 거리, 이만하면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지 않겠는가.

▲ 지름 23m의 돔 스크린에 펼쳐지는 스카이 쇼를 감상할 수 있는 홍콩 우주 박물관
우주의 신비를 직접 경험한다,
홍콩 우주박물관(Hong Kong Space Museum)

솔즈베리 로드를 걷다 페닌슐라 호텔 맞은편을 바라보면 돔 모양으로 지은 희색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원과 함께 있는 이 건물이 천체의 신비를 직접 느낄 수 있는 홍콩 우주박물관이다. 돔의 생김부터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며 입구로 들어간다. 돔 안에는 우주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스크린과 모형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스카이 쇼’. 40분 정도 보여주는 이 쇼는 영상과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지름 23m의 돔 스크린에서 9천 개의 별을 쏟아내는 순간 과학의 신비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을뿐더러 순식간에 그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이렇게 큰 파이프 오르간을 보았는가,
홍콩 문화센터(HongKong Cultural Center)

페닌슐라 호텔 건너편에는 홍콩 우주박물관 말고도 홍콩 문화센터가 있다. 연보라색에 우아한 곡선으로 이루어져 마치 날개를 펼쳐들고 자태를 뽐내는 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바라보기만 해도 아름답다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건물이다.

 <- 홍콩 예술박물관

1989년 영국 찰스 왕세자 부부가 이곳을 개관하여 현재는 콘서트홀, 극장, 스튜디오, 레스토랑, 바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렇게 많은 공연장에서는 1년 내내 문화 행사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이곳은 동남아시아 최대의 파이프 오르간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바다 앞으로는 이제 관광지가 되어 버린 구룡역 시계탑이 있다. 침사추이 페리선착장 앞 남쪽 광장에 서 있는 이 시계탑은 45m 높이로 홍콩 연인들의 약속장소이기도 하다. 본래는 런던으로 향하는 대륙횡단 철도의 기점이자 종착지였지만, 1978년 구룡역이 흥함 지역으로 이전한 뒤 시계탑만이 홀로 남아 흘러간 시절을 말해주고 있다.

 

중경삼림을 기억하는가,나단로드(Nathan Road)

 

▲ 브랜드 부티크가 늘어선 패션의 거리 나단로드
영화 ‘중경삼림’에서 금성무와 임청하는 침사추이 나단로드에서 슬픔을 이야기했다. 영화에서는 슬픔을 나타냈지만 이곳을 실제로 본다면 화려한 거리에 넋을 잃게 될 것이다.

구룡 최대의 거리인 나단로드는 침사추이에서부터 몽콕까지 길게 뻗은 거리로 상점, 식당, 호텔 등이 모여 있는 홍콩의 중심부다. 근처 해안에는 뉴 월드 쇼핑센터와 스타페리 부두 그리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쇼핑센터 하버시티가 자리 잡고 있어 독특한 풍광까지 빚어낸다. 그중 하버시티는 1천여 개 이상의 매장이 들어서 있으며, 내부가 매우 넓고 복잡해 주의하지 않으면 길을 잃을 정도다. 이곳에서 쇼핑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길을 자세히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나단로드는 고층빌딩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고, 휘황찬란한 간판이 눈을 어지럽히는 것이 우리나라의 명동과 비슷한 느낌이 들지만 명동보다는 정돈이 덜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이런 곳에 더 많은 구경거리와 재미가 숨어 있다는 것은 골목을 들여다보면 알게 된다. 골목골목에서 느껴지는 서로 다른 분위기에서 활기찬 홍콩의 진가를 볼 수 있다.

아침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곳, 구룡공원

▲ 구룡공원
침사추이 나단로드에 있는 구룡공원의 아침은 홍콩의 여느 거리처럼 분주하고 부산하지 않다. 여유롭게 신문을 펼쳐들고 아침식사를 간단하게 즐기는 사람들과 편안한 복장으로 산책나온 이들이 보일 뿐이다.

복잡한 시내 중심에 있어 공원 느낌이 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도시의 오아시스 같은 구룡공원은 그 면적이 무려 4만2천 평에 달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새들이 노니는 호수, 미로 보리수수목원, 중국식 정원, 야외조각공원, 간단하게 운동할 수 있는 기구 등이 있어 우리가 알고 있는 ‘공원’이라는 말 이상의 의미가 들어 있다. 또한 주변에는 많은 명소들이 집중되어 있고, 입구도 여러 곳으로 나 있어 산책을 겸한 이동 구간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도심 공원이 그렇듯이 번화한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안락한 휴식처가 된다.

 

반도와 섬을 이어주는 배들이 모이는 곳, 침사추이 선착장(Tsim Sha Tsui Public Pier)

 

▲ 스타페리 선착장에서는 홍콩섬과 구룡반도를 오가는 스타페리를 탈 수 있다.
구룡반도와 홍콩을 오고 갈 때면 MTR이 빠르고 편리하기는 하지만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낭만과 여유가 없다. 여행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천천히 이동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을 마음속에 담아오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렇다면 바다를 가로질러 가는 배편을 이용해보자.

침사추이 선착장에 도착하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온몸을 스쳐간다. 눈앞에서 수많은 배들이 파도를 가르며 어딘가로 향해 달려간다. 레저용 보트부터 스타 페리, 매력적인 덕크링까지 온갖 종류의 배가 모두 모여있다.

스타 페리는 구룡반도와 홍콩을 잇는 가장 저렴하고 빠른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 하지만 홍콩으로 여행 온 사람들에게는 스타페리보다 덕크링이 인기가 더 좋다. 홍콩의 상징물로 빠지지 않는 덕크링은 150년 전 홍콩과 구룡반도를 잇는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다. 출발할 때와 도착할 때, 뱃사람들이 직접 돛을 올리고 내리는 것을 보면서 150년 전의 풍경이 그려지기도 한다.

구룡반도에서 홍콩을 바라보고 있으면 반도와 섬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것처럼 보여 이곳이 강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곳에는 베트남, 타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으로 떠나는 거대한 크루즈가 정박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심이 깊어 어마어마한 크루즈가 들어올 수 있는 바다인 것이다.


 

▲ 연인의 거리에서는 저녁8시에 홍콩섬에서 뿜어나오는 환상적인 빛을 볼 수 있다.

 

 

매혹적이며 유쾌한 도시, 홍콩섬

오랜 시간 친구처럼 지내며 정감이 가는 곳이 구룡반도라면 홍콩섬은 조금 더 고운 빛깔의 세련된 정취를 풍기는 곳이다. 옛날 모습은 사라지고 빌딩에 갖혀 외로운 처지가 되고 말았지만 그 옛날의 분위기를 느끼는 데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홍콩섬에 도착하는 순간, 구름에 닿을 듯한 빌딩이 한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홍콩섬에는 빌딩만있는 것이 아니다. 환상적인 축제가 기다리고 있고, 다양한 음식점과 화려한 쇼핑숍도 있다. 그리고 그 유명하다는 빅토리아 피크도 있다. 저녁 무렵 빅토리아 피크에 올라가 보면 중국과는 동떨어진 세계가 펼쳐지고, 홍콩의 밤이 이리도 멋있을 수 있을까? 하며 감탄사를 한번 더 던지게 된다. 보이는 불빛마다 아름다워 보이고, 사람들의 눈길이 따뜻해보여 시선을 어디에 두어도 흥미롭기만 하다. 몇 날 며칠 이곳에 있어도 싫증이 나지 않을 것 같다.

▲ 88층의 높이인 제2국제금융센터는 홍콩 어디에서나 보인다.
세 번째로 높은 빌딩이 이곳에 세워지다,
제2국제금융센터(Two IFC)

홍콩은 국제 금융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홍콩에 가면 금융에 관련된 빌딩들이 무수히 자리 잡고 있다. 그 중 지난해 완공된 제2국제금융센터는 빌딩의 높이가 무려 402m, 88층으로 세워져 홍콩 어디에서나 이곳을 볼 수 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건물로 홍콩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으니 한 번쯤 찾아가 볼만하다. 빌딩 내에는 고급 쇼핑센터와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다.

 

홍콩의 대소사는 이곳에서,
홍콩 컨벤션 센터(Hong Kong Convention Center)

덕크링을 타고 홍콩섬 선착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홍콩 컨벤션 센터다. 날개를 펼쳐 날아오르는 한 마리 새 모양을 닮은 듯한 컨벤션 센터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시회장으로 일 년 내내 박람회가 열리며, 홍콩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쇼와 콘서트, 박람회 및 국제회의가 열린다. 또한 1997년 홍콩의 중국반환 당시 기념식장으로 이용될 만큼 홍콩에서 중요한 건물이기도 한다. 컨벤션 센터의 앞쪽으로는 바다가 둘러싸여 있어 이곳에서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띈다.

푸름을 한 아름 안고 있는 빅토리아 공원(Victoria Park)

1955년 빅토리아 항을 매립해 만든 이 공원은 영국의 빅토리아 영왕의 이름을 딴 곳이다. 빅토리아 여왕의 동상을 지나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이른 아침부터 태극권을 하는 홍콩 주민들의 모습과 가볍게 산책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홍콩 사람들에게는 1955년 이후 이곳이 휴식처이자 없어서는 안 될 안식처가 된 것이다. 공원 안에는 테니스 코트, 수영장 등 운동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아열대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새도 있다. 가족에게는 피크닉 장소로, 연인에게는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많아 길을 걷는 내내 흐믓한 마음이 된다.

새가 날아다니고 식물이 자라는 홍콩공원(HongKong Park)

▲ 홍콩 공원에는 고층 빌딩 숲에 펼쳐진 녹음이 있다.
타이쿠 광장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편하게 올라가면 홍콩공원을 만날 수 있다. 피크 트램역 바로 옆에 있는 이 공원은 동식물공원으로 곳곳에 볼 거리들이 많은데 즐겁고 아름다운 도시에 조용히 숨어 있다. 더군다나 주변의 고층건물들이 마치 공원의 담처럼 둘러싸고 있어 도심 속의 휴양지로도 불린다.

동쪽에는 희귀한 식물들을 모아둔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온실과 대형 야조원 등 약 2천 종 이상의 귀중한 식물이 자라고 있고, 서쪽에서는 골든 라이언 타마린 같은 원숭이 종류를 볼 수 있다. 또한 100여 종 700여 마리가 넘는 야생의 새가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어 자연으로 다가가게 해준다. 그렇게 공원을 한 바퀴를 돌고 나면 홍콩의 속살은 좀더 투명하게 보이지 않을까. 이 소박한 공원과 시원한 경치 속에서.

 

타고 또 타고, 미들 레벨 에스컬레이터(Mid Level Escalatior)

영화 ‘중경삼림’에서 왕정문이 양조위의 방에 몰래 들어가 밖을 내다보면서 양조위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숨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그 에스컬레이터가 바로 미들 레벨 에스컬레이터다. 퀸즈 로드 센트럴에서 주거 지역인 미드 레벨 지역까지 연결해주는, 세계에서 가장 긴 옥외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다보면 홍콩의 일상을 제대로 알 수 있다. 서민들이 사는 집을 마음껏 구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은 땅이 작은 도시다보니 산꼭대기까지 집들이 많이 지어져 있어서 이 길을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으로 실용적인 에스컬레이터를 만든 것이다. 20분 동안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다보면 처음에는 번화한 거리가 보이고, 올라갈수록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장면들이 지나간다.

일반 서민들을 위해 만들었지만 이제는 유명해져 이 에스컬레이터 주변에는 다양한 숍들이 들어섰다. 중간중간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것도 이 에스컬레이터의 묘미다. 인사동 거리를 연상케하는 할리우드 로드나 기념품과 소품 등 중국과 홍콩의 전통적인 물건을 살 수 있는 캣 스트리트 등에 내리면 소호 지역으로 갈 수도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효율적으로 타기 위해서는 걷는 것과 타는 것을 번갈아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올라가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오전6시부터 오전10시까지는 에스컬레이터 방향이 아래로 내려가도록 되어 있고, 오전10시부터 오후10시까지는 올라가도록 되어 있다.

▲ 센트럴에 위치한 란콰이퐁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서구 스타일의 라이브 하우스와 레스토랑, 바 등이 모여있다.
뜨거운 밤을 느낄 수 있는 곳, 란콰이퐁

이곳은 한국의 이태원과 비슷하다고 할까. 센트럴에 있는 란콰이퐁은 서구 스타일의 바와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최고의 유흥가라 할 수 있다. 5~6분이면 한 바퀴를 모두 돌 수 있을 정도이지만 골목마다 색다른 바다 있어 좁다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다양한 문화에 매료되어 버린다. 주로 서양인들이 많이 찾지만 요즘은 홍콩의 젊은이들도 이곳에 모여 밤을 즐긴다. 특히 주말 저녁이면 파티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니 사람 구경을 실컷 할 수 있다. 단, 회원제로 운영되는 클럽도 있으니 유념해두어야 한다.

Fantastic!을 연신 외치다, 빅토리아 피크(Victoria Peak)

백만 달러짜리 야경을 보기 위해 산 정상까지 피크 트램을 이용해 급경사를 단 8분만에 시원하게 올라간다. 빅토리아 피크에 올라 북적대는 사람들을 제치고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는다. 모두 이 멋진 야경을 보러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은 자신의 모습조차 카메라에 담기 힘들기에 조금 더 걷는 것이 좋다.

불이 켜지기 시작하는 해질녘부터 밤으로 바뀌어가는 모습을 본다면 하루 종일 걸어다녀 퉁퉁 부은 발도 괘념치 않게 된다. 가히 어디에 견줄만 할까. 한낮의 경치도 좋지만 마치 스펙트럼처럼 온갖 기교를 뽐내는 야경은 숨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빅토리아 피크에는 야경을 보는 것 외에도 이소룡, 성룡 등 홍콩 스타를 인형으로 만들어 전시한 ‘마담 투소의 밀랍인형관’과 우주여행을 갈 수 있는 버추얼 영화관 ‘피크 익스플로러’, 100여 개 숍에서 선물을 살 수 있는 ‘피크 갤러리아’, 기분 좋은 분위기를 낼 수 있는 ‘피크 카페’가 있어 몇 번을 찾아도 멋있는 곳으로 기억에 남는다.

피크 트램을 이용해 빅토리아 피크를 찾았다면 내려올 때는 2층 버스를 이용하자. 좁은 산길을 구불구불 내려가며, 시원한 산바람과 바닷바람을 동시에 받고 진정한 홍콩다운 모습을 느낄 수 있기에.

▲ 중국은행 앞을 지나가는 2층짜리 트램.

 

홍콩 ‘극과 극’ 체험 거지 여행 vs 공주 여행


 
◆ 거지여행
 

◇ 목적

하루 1만원으로 관광, 식사 등 모든 것 해결하기. 단, 아무리 싸도 맛없는 음식은 절대 먹지 않기.

◇ 숙박

에어텔 최저 상품을 이용했다. 프랫 애비뉴에 있는 ‘광동호텔’에 묵었다. 허름한 뒷길에 있지만 침구도 깨끗하고, 최대 번화가 네이선 로드가 가깝다.

◇ 식사

셩완 윙쿠트 스트리트(永吉街)에 있는 ‘청키’(忠記·Chung Kee Noodle Restaurant)에서 먹은 ‘완탕면’은 압권이었다. 탱탱하고 싱싱한 새우와 부드러운 완두피, 오돌오돌한 달걀국수, 진한 국물이 환상이었다. 작은 그릇 21홍콩달러. 왐포아가든 ‘윙라이웬’(詠藜園) ‘단단미엔’(17홍콩달러)이 맛있다. 단단미엔은 굵게 빻은 땅콩과 고추기름을 섞어 맵고 고소한 국물이 인상적인 사천식 국수다. 침사추이 캔톤로드 ‘해피가든 누들&콘지 키친’(Happy Garden Noodle & Congee Kitchen·園粥麵小廚)에서는 ‘생선완자를 얹은 국수’(fish ball noodle in soup)를 먹어야 한다. 한 그릇 28홍콩홍콩달러. 생선살, 쇠고기, 버섯, 오징어 완자가 유명하다.

◇ 쇼핑

돈을 아껴야 하는데 웬 쇼핑? 아이쇼핑만 했다.

◇ 관광

스타페리에서 15번 이층버스를 타고 빅토리아 피크에 올라갔다. 버스비 9.20홍콩달러. 피크에서 역시 버스로 센트럴로 내려와 익스체인지 스퀘어에서 6번 버스를 타고 스탠리 마켓에 갔다. 7.90홍콩달러. 2층 맨 앞 오른쪽 좌석에 앉아야 경치를 감상하기 좋다. 스탠리 마켓에서 63번 버스로 노스포인트(North Point·北角)로 갔다. 8.40홍콩달러. 2층 전차나 철로가 보일 때 버스에서 내려 전차로 갈아탔다. 전차는 전 구간 2홍콩달러.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6.80홍콩달러)를 사들고 침사추이 ‘워터프론트’로 갔다. 홍콩 야경을 보면서 맥주를 마실 때, 옆 남자의 붐박스에서 ‘Wishing you were here’란 팝송이 흘러나왔다. 그래, 그대가 곁에 있었다면.

◇ 이건 꼭!

청키 완탕면은 꼭 먹어봐야 한다. 완탕면의 궁극을 경험할 수 있다.

◇ 발견

‘타이청’(泰昌餠家·Tai Cheong Bakery)의 에그 타르트(egg tart)는 예술이었다! 롤스로이스를 타고 왔든, 땀 흘리고 걸어올라온 손님이든 똑같이 줄서서 기다려야 살 수 있다. 1인당 6개만 판다. 1개 3.50홍콩달러. 센트럴 위 린드허스트 테라스에 있다.


◆ 2000원짜리 완탕면에 빠지다

홍콩의 매력은 거지의 예산으로 왕처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싸고도 맛있게 홍콩을 여행하고 싶다면 셩완(上還)지역을 적극 추천한다. 1950년대 홍콩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은 지역으로, 오래된 한약상, 운치 있는 찻집, 건어물가게가 많다. 2000원짜리 완탕면으로 유명한 청키 외에도 맛있고 값싼 식당이 많다.

식당들은 주로 좁고 지저분한 골목길에 숨듯 틀어박혀 있다. 찾으려면 땀을 꽤 흘려야하지만,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 ‘노력할 만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홍콩섬 최대 번화가인 센트럴(Central)에서 걸어서 5분이면 갈 수 있을만큼 가깝지만, 이상하게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지 않아 더욱 매력적이다. 홍콩섬 서쪽에 있다.

헝홈(Humghom)은 침사추이 동쪽에 새로 개발된 주거지역. 여기 들어선 ‘왐포아 가든’(Whampoa Garden·黃浦花園)은 건물 전체가 거대한 푸드코트이다. 홍콩의 유명한 음식평론가 차이란(蔡瀾)이 인정한 식당들만 모아놓았으니, 어떤 식당에 들어가건 맛은 보장된다.
적은 돈으로 알차게 먹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깜짝 보너스를 탄다 해도 이번처럼 ‘언더 정신’으로 무장해 홍콩을 다시 훑고 싶다.



◆ 공주여행

◇ 목적

쇼핑·쇼핑·쇼핑. 그리고 최고의 서비스를 자랑하는 홍콩 호텔에서 한번 자보기.

◇ 숙박

홍콩의 상징이라는 페닌슐라호텔. 미국 여행전문잡지 ‘콘데나스트’ 선정 ‘2005년 세계 호텔 1위’. 오랜 전통이 녹아 든 정통의 서비스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부띠크 호텔로는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지아’(www.jiahongkong.com)가 있다. 필립 스탁 팬이라면 페닌슐라 호텔 꼭대기 ‘펠릭스’(그리고 그 바의 화장실)도 들리자.

◇ 식사

이왕이면 유명 셰프의 이름을 앞세운 곳에서, 이왕이면 전망 좋은 곳에서. 프랑스 미슐랭 쓰리 스타 알랭 뒤카스의 ‘스푼’(인터컨티넨탈 호텔). 한국에서는 먹기 힘들다는 ‘화이트 트러플 파스타’에 이어 살짝 쪄서 나오면 푸아그라를 보면 ‘악’ 소리 난다. 크기가 비프 스테이크 만하다. 여성들에게는 6가지 메뉴를 조금씩 맛보는 ‘테이스팅 메뉴’ 강추. 가격? 1인당 15만원은 반드시 넘는다. 침사추이에 있는 ‘아쿠아’(1 Peking Road 건물 29~30층)는 전망을 150% 활용한 인테리어가 압권.

야경에 반해 음식 맛을 제대로 못 느낄 정도. 1인당 380홍콩달러 이상 먹어야 한다.

◇ 쇼핑

최고의 쇼핑몰은 홍콩 섬의 IFC몰. 이곳의 ‘레인 크로포드’(Lane Crawford) 백화점은 꼭 가볼 것. 상품 다양하고 디스플레이가 끝내준다. 아울렛은 애버딘 근처, ‘압 레이 차우’(Ap Lei Chau)에 있다. 홍콩 섬 센트럴에서 택시 타면 우리 돈으로 편도 1만원 정도. 이곳 ‘호라이즌 플라자’의 ‘조이스 웨어하우스’에서는 원래 16900홍콩달러였던 질 샌더 울 재킷 → 4740홍콩 달러. 정가 8800홍콩달러였던 마르니 드레스 → 2470홍콩달러. 여기서 택시 기본요금(15홍콩달러) 거리 ‘마리나 스퀘어’에 있는 ‘스페이스’(Space)는 프라다·미우미우 할인매장.

◇ 관광

쇼핑이 곧 관광. 좋은 호텔에 묵으면 사실 나가기가 싫다.

◇ 여긴 꼭!

‘G.O.D’(www.god.co.hk). 가구·생활 잡화 매장. 고가 수입 브랜드도 있지만 중국 근대풍 가구를 재해석해 ‘빈티지’ 라인으로 소개한다.

◇ 발견

‘콤 데 가르송’의 게릴라 스토어(18 Ka Yip Street). 지하철 ‘차이완’(Chaiwan) 역에서 내려 택시로 기본 요금. ‘콤’ 의상을 30% 저렴하게 살 수 있다.


◆ 우아한 호텔 '애프터눈 티'

홍콩의 매력? 최고급 스타일을 주눅 들지 않고 만끽할 수 있다고 할까. 관광객이 우선인 나라라 어떤 레스토랑이든, 어떤 매장이든 별로 눈총을 받지 않는다. 물건은 우리나라 매장보다 몇 배 더 다양한데 가격표를 마구 꺼내 보거나, 이리저리 상품을 만지작거려도 점원들이 (서울보다) 비교적 내버려 두는 편이다.

이왕 폼 나게 홍콩 한번 갔으면 페닌슐라·인터콘티넨탈·아일랜드 샹그릴라 등 최고급 호텔에서 머물자. 어차피 뉴욕, 동경, 파리에선 힘들다. 점심은 건너 뛰고 3단 은쟁반에 케익이 실려 나오는 ‘애프터눈 티’를 즐기자. 제일 유명한 곳은 페닌슐라 호텔 로비(220홍콩 달러). 보통 관광객이 50여명씩 줄을 서 있다. 투숙객은 예약할 수 있다.

다음에 오면? 고급 호텔에 묵으면서도 그 분위기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 내리 꽂히는 햇살의 강도가 한풀 꺾인 11월, 빅토리아 항구를 바라보며 수영장 테라스에 멍하니 누워있는 사람들을 보곤 다짐했다. “다음엔 진정 공주처럼 누워 있으리라”.